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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방을 통해 전해진 춤 진주 검무

by 소리향 2021.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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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무용의 역사를 거슬러보면 기방을 통하여 행해졌던 춤들이 현재에 이르러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 글들을 통하여 살펴보았던 승무와 살풀이, 남무와 같은 춤들도 교방청을 통하여 그 아름다운 형태를 갖추며 전해왔다. 여기서 교방이라 함은 궁중의 여악의 가무를 관장했던 관청으로 고려 초기에 설치되었으며 조선시대까지 기녀들의 가무를 맡아왔던 곳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교방청은 1010년 현종이 폐지하였다. 교방의 명칭이 생긴 것은 조선시대에 이르러 좌방과 우방이라는 장악원의 소속된 것을 합하여서 부른 것을 교방이라고 하였다. 좌방을 통해서는 아악을 맡게 하였고 우방을 통하여서는 속악을 맡게 하였다. 1900년에 다시 교방사를 설치하였다가 1905년 다시 폐지하였다. 각 지방에도 교방이 설치되었으며 기녀들에게 각종 연회에 가무로써 참여하게 하였는데 관기 제도에 의해 설치된 교방청의 기녀들에 의하여 전해지는 가무는 궁중 정재의 성격을 갖추고 있어서 그 품격이 우아하고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지방의 교방에서도 형식을 갖춘 아름다운 춤들이 많이 창작되었는데 그중에서도 진주 지방의 교방을 통하여 전해진 춤 중 검무는 그 특징이 뚜렷하여 현재까지도 널리 전래지고 있다.

  그러면 검무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검무는 본래 신라시대부터 발생한 것으로 검기무라고도 한다는 것은 앞 장에서도 설명한 바가 있다. 이처럼 검무는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궁중 계열의 무용 중에서도 그 역사가 가장 오래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오랜 연륜을 거쳐서 발전하기에 이르렀는데 그중에서도 진주와 통영 지방을 통하여 성장되고 발전되어 전승되었다. 검무는 동경잡기, 문헌 비고, 삼국사기 등에 그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조선 중기의 궁중의 잔치를 토대로 한 기록을 보면 진연의 궤, 진찬의 궤 등의 여러 기록에 검무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점을 알 수 있다. 진주 검무는 당시 진주 감영에 소속되어 있던 교방청의 여기들에 의하여 전승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궁중의 교방이 사라지고 기녀들이 여러 지방으로 흩어져서 낙향하였을 때 교방청의 관기였던 이들에 의하여 궁중의 검무를 가르치고 교육받았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이것이 오늘날까지 우수한 유산으로 남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가무악이 우수하였던 관기는 진연도감청에 초청되어 춤을 추게 하였다고 한다.

  진주 지방에서 연희되었던 진주 검무는 궁중무용 계통의 하나로 보고 있다. 이 춤은 그 연출 형식이나 춤의 가락 그리고 검을 다루는 법 등이 과거의 궁중에서 연희하던 검무의 원형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진주 검무는 예술적으로도 매우 높이 평가되고 있는 무용이다. 진주 검무와 다른 검무를 비교하여 보면 진주 검무는 여덟 명의 무원에 의하여 연희되고 있는 점이다. 다른 검무는 대부분이 4명으로 구성되는 것으로 볼 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다른 검무는 타령 장단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타령곡을 대부분 하여 춤을 추는데 진주 검무는 도드리장단으로 시작하여 타령곡을 함께 연주하며 매우 빠른 타령으로도 연주하며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다른 검무에서는 볼 수 없는 숙은 사위와 입춤 사위, 앉은 사위와 방석 돌이, 연풍대 등의 동작과 같이 독특하고 아름다운 춤사위를 갖고 있다. 또한 일반적인 검무에서는 맨손으로 춤을 시작하여 어른 사위를 한 다음에 검을 들고 춤을 추는데 반하여 진주검무는 한삼을 끼고 먼저 춤을 춘 후에 한삼을 뺀 후 맨손을 통하여서도 다양한 춤사위를 보이며 연희하는 것도 특징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음악이 도드리장단을 연주하면 여덟 명의 무원들은 일렬로 줄을 지어서 입장을 한다. 이들은 무대의 중앙에 마주하여 선 후, 양손에 들고 나온 칼을 어깨 넓이로 벌려 놓고 춤을 춘다. 서로 상대하고 춤을 추다가 서로 앞으로 나아가 등지고 숙은 사위로 춤을 춘다. 숙은 사위란 한삼을 끼고 무릎을 굽혀서 도는 춤사위로 오른손을 머리 위로 구부려서 들고 왼손은 가슴 앞에 비스듬하게 내려서 두 무릎을 굽혔던 자세에서 일어나며 왼쪽으로 도는 사위이다. 그리고 서로 앞으로 나아가 중앙에서 다시 만난다. 상대편의 어깨와 허리에 손을 얹고 어르면서 춤을 춘 다음 갈라서서 한삼을 뺀 후에 입춤을 춘다. 그다음에는 검 앞에 모여서 방석돌이로 춤을 춘다. 방석돌이는 1박에 머리 위에 든 오른손과 가슴 앞에 든 왼손의 손가락을 펴고 손바닥을 젖힌 다음 2박에 두 손을 양 어깨 위에 들고 3박에 두 손을 내리며 뒤로 젖히고 4박에 무릎을 굴려서 앉았다가 일어선다. 다음 검 앞에 앉아서 전복 자락을 양 손에 잡고 어른 후 오른손, 왼손에 각각 검을 잡고 일어나 상대한 채로 서로 밀고 밀리는 듯 무용 동작을 한 다음 여덟 명이 원을 만들어서 연풍대를 돈다. 연풍대는 허리를 앞으로 엎치고 뒤로 젖히면서 빙빙 돌아가는 방법인데 주로 네 가지 동작을 사용한다. 첫 번째는 양 쪽 겨드랑이에 칼을 끼고 연풍대로 도는 동작이고, 두 번째는 양 쪽 옆구리에 칼을 집고 하는 방법, 세 번째는 쌍칼질을 하며 연풍대하는 방법이며, 네 번째는 오른손만 칼질을 하며 연풍대하는 동작이다. 연풍대 다음에는 무대 전면에 일렬횡대로 서서 좌우로 양 칼질을 한 다음에 절을 하고 물러가며 이 춤은 끝이 난다. 진주검무의 의상을 살펴보면 안쪽의 안감은 붉은 색인 남색 갑사로 된 전복을 입고 붉은색의 전대를 띤다. 머리에는 검은색의 전립을 쓰고 9가지 색으로 된 한삼을 착용한다. 이 아홉 가지 색깔은 백, 홍, 청, 분홍, 남, 녹, 황, 연두, 자주색으로 되어 있다. 음악의 악기 편성은 삼현 육각을 사용하여 연주한다. 진주 검무는 현행되는 검무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도 절도 있는 춤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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