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무용은 원시 민간 신앙으로부터 행해지던 행사들 또는 서민들과 대중들에 의해 행해지던 세시풍속 중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춤들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민속무용의 종류도 그 기원에 따라 크게 나누어보면 일반 대중 속에서 발전되어 온 대중무용과 주로 관기들에 의하여 이루어진 궁중 정재의 계통으로 나누어서 설명할 수 있다. 민속무용의 특징에 대해서 정리해보면 대체로 그 형성 시기와 발생 장소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과 그 내용이 서민들의 소박한 정서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들의 생활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 무용의 전개를 위한 기본이 되는 가락은 있으나 그 형식이 매우 자유롭다는 점과 틀에 박힌 무대가 아닌, 언제 어디서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춤판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 있는 민속무용 중에서도 농경사회부터 전해지던 가면무와 농악무들을 제외한 몇 가지를 여기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승무’는 조지훈 씨의 시에 등장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태와 기교가 뛰어난 민속 무용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승무는 그 유래를 크게 두 가지로 찾아볼 수 있다. 하나는 불교의식 무용 유래설이며 또 하나는 민속무용의 유래설이다. 먼저 불교의식무용으로써의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것은 중국의 위나라의 조자건이 ‘하루는 천태산에 올라 있으려니 범천에서 오묘한 소리가 나거늘 때 마침 연못가에 놀던 고기 떼가 이 소리에 맞추어 너울너울 춤을 추므로 이 소리를 모방하여 범패를 짓고 그 떼의 노는 모양을 본떠서 작법이라는 춤을 만들었다.’고 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중기 이후에 서산대사가 시청각을 통한 포교의 방법으로 염불과 범패, 무용 등으로 하는 불교 의식을 행하도록 하였는데 이것을 승려의 필수 일과로 하였고 이 승무를 중시하여 승무가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에 점점 운수승들이 이를 탁발 수단으로 이용하였으므로 이 춤이 종교적인 의의를 상실할 우려가 있어서 금지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이 춤이 차차 민속무용으로 변모하여 간 것이라고 한다. 그럼 이제 민속무용으로써의 유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중에서 하나의 유래로 지족 선사를 파계시킨 황진이의 무용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상좌승이 스승이 나간 틈을 타서 평상시에 스승이 하는 기거 범절과 독경 설법의 모습을 흉내 내던 동작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또한 구운몽의 설화 내용을 한 것으로 육관 대사의 제자 성진이 길을 가던 중에 8 선녀가 노니는 광경을 보고 인간으로서의 법열을 느낄 수 있었기에 그 내용을 춤으로 표현하였다는 설도 있다. 한편, 파계승이 자신의 번뇌를 잊기 위하여 북을 두드리며 춤을 추기 시작된 것이 승무의 기원이라는 설과 또 가면극에 나오는 한 장면인 노장춤이 승무의 기원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처럼 여러 가지 기원이 있으나 이 중 어느 것이 가장 타당하다고 밝히는 것보다는 이 춤의 아름답고 수려한 동작과 형식이 오늘날까지 다듬어지고 보존되어 현재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하며 처음에는 어느 정도의 종교성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으나 이 것이 종교 무용으로 남은 것이 아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무용의 정통성을 갖게 되었다는 것에 그 의의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승무의 구성을 잠깐 살펴보면, 무대 뒤편 중앙에 북틀을 놓고 무원 한 명이 그 앞에서 무대를 등지고 엎드려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의 시작 부분이다. 무원은 일반적으로 남색의 치마에 흰 저고리를 입고 치마를 감아올려 묶어서 입는다. 그 위에는 흰 장삼에 흰 고깔을 쓰고 붉은 가사를 어깨와 허리에 걸쳐서 맨다. 양손에는 북채를 장삼 안에 들고 춤을 춘다. 이 북채는 장삼을 날릴 때 힘차고도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곡선의 미를 극대화해주는 효과와 함께 뒷부분 북가락은 연주할 때 편리하게 해주기도 한다. 관객이 아닌 북을 향하여 얼굴을 확연하게 드러나기 않도록 한 점은 이 춤의 신비로움을 자아내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이후에 정면으로 돌아서서 양팔을 천천히 무겁게 벌리고 느린 음악에 맞추어서 긴 장삼을 뿌리고 모으는 동작들은 타원형과 능선 속에서 자연스러운 곡선의 미와 함께 한국적인 신비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기다란 장삼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얼기설기하게 하여 공간으로 깊게 뿌리는 동작은 복잡한 인간의 고뇌를 드러내는 듯하며 인간의 한계를 나타내는 것과 같다. 치마 끝에 살짝 들어 드러나는 발 디딤 또한 승무의 아름다운 묘미라고 할 수 있다. 똑바로 걷는 듯하다가 팔자걸음도 아닌 자연스럽지만 미끄러지듯이 내딛는 발걸음은 무거운 장삼을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닌 가볍고도 세련된 도구로 돋보이게 해 준다. 성경린 씨는 특히 어깨춤이 긴 장삼의 끝까지 파장을 이루고 그 파장이 다시 허리와 다리를 타고 하얀 버선코 끝으로 표출되어 남색 치마 밑으로 보일 듯 말 듯 한 발의 율동이 정중동과 동중정의 정수를 실감케 한다고 하였다. 또한 볶는 염불 장단에 맞추어 북을 어르다가 타령으로 이어지고 다시 보는 염불 타령에 북을 어르며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다가 양손을 꺼내 북채를 어르며 춤을 추는데 이것이 무르익으면 자진모리와 당악 장단의 북 치기로 넘어가는 부분은 아름답고 우아하다. 이후 북의 계속되는 연타는 관객을 몰아지경으로 이끌어 간다. 북소리가 멎고 난 후, 다시 긴 장삼이 허공에 뿌려지면 연풍대를 돌고 어깨의 호흡과 사뿐한 걸음걸이까지 곁들여져서 마음속에 일던 미움도 사라지고 속세를 잊는 마음가짐을 갖게 할 것 같다. 승무의 반주 음악은 염불, 도드리, 허튼타령, 자진 타령, 굿거리, 살풀이, 북 가락 등으로 구별되며 각 형식마다 다른 매력을 자아내며 전체적인 춤이 기승전결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사용되는 악기는 장고, 피리, 해금, 대금, 북 등이 사용된다. 여러 번의 변화를 주며 사용하는 음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장단을 잘 모아서 사용하고 있는 점도 민속무용의 특징에 대해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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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무용 중 승무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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