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무용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에 대한 정의가 선행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에 잠시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국악에 있어서 정악과 민속악을 정의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쉽게 말해서 ‘정악’이라 하면 주로 궁중에서 연주되던 왕실과 양반들을 위한 음악을 일컫고 있으며 민속악은 서민들이 주로 연주하던 서민 음악 즉 평민들의 음악을 말한다. 그렇다면 ‘궁중무용’이라 하면 궁중에서 연주되던 음악에 맞추어 추어지던 춤, 즉 ‘궁중정재’를 일컫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므로 정악과 떼려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또 ‘민속무용’이라 하면 저잣거리나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 성행하던 춤을 통틀어 일컫는다. 다른 말로는 민간 무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민속악에 맞추어 춤이 추어졌으니 이 또한 민속음악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것이 곧 민속무용이다. 한국의 전통춤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궁중 무용이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왕조 시대를 겪어 오면서 모든 의식이 왕실을 중심으로 거행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왕실을 중심으로 왕실을 위해 이루어진 전문화와 다양한 분업화는 자연스럽게 전문적인 무용을 습득한 무용예술인을 필요로 하게 되었고 중요한 행사 때마다 무용수들에게 중요한 역할들이 주어졌으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행사를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궁중 무용의 특징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궁중무용, 즉 정재는 주로 궁중을 중심으로 계승되고 발전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궁중에서는 왕과 대신들 앞에서 무용을 실연하였고 이러한 큰 행사에서는 무용을 실연하는데 화려한 의상과 현란한 색상의 무대복을 갖추어 입게 되었다. 이러한 의상의 색에도 전통적이 사상이 담겼다고 볼 수 있는 데 그것은 바로 음양오행설과 동양의 사상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궁중무용의 구성적인 특징은 춤의 처음 부분과 마지막 부분에 주로 노래를 통해 설명을 하면서 춤을 추는 종합예술적인 요소를 갖추어 이루어진다. 노래의 종류를 살펴보면 창사, 치어, 치사, 구호가 있으며, 춤이 시작되어서 제일 먼저 부르는 것을 ‘선 구호’라고 하고 춤이 끝나기 전에 퇴장하기 직전에 부르는 것을 ‘후 구호’라고 부른다. 이밖에도 춤을 추는 중간에도 노래를 불렀으며 춤추면서도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는데 다양한 구성이 눈에 띄는데 이는 뮤지컬이나 연극과 같은 종합예술로써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궁중정재는 장단이 유유하고 담담하며 춤의 선이 우아하고 고와서 신비스러운 느낌과 멋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양화가 주는 여백의 미의 느낌을 궁중 춤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음악과 장단에서도 일률적으로 느낄 수 있는 여백의 미가 살아있다. 또한 궁중무용의 한 종류로써 종묘제례에서 추는 일무는 제례악에서 사용되는 무용을 통칭하는 것인데 이런 일무는 횃불을 밤에 밝히고 추는 특징이 있다. 민속무용의 특징은 민간에서 전해 오는 춤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집단,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민속춤은 어디에서 발생했으며 누가 창작했는지를 알 수 없으며 연대와 작자가 미상이다. 무용의 주제나 내용이 사회의 일상을 반영하였기에 해학적이고 풍자적이며 소박하고 단순한 민간의 생활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장단이나 반주 음악 또한 자유롭고 변화가 많으며 개인의 창의력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반주 음악에 변화가 많아 춤 가락 또한 다양하며 리듬감에 따라 생동감 있고 역동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각 지방마다 독특한 지방색을 나타내고 있기에 각 지역마다 개성이 뚜렷하고 연극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가면 무용적인 요소를 많이 가진 탈춤의 경우 사회성과 지역성을 반영하여 발전해 왔다. 민속춤은 구성과 리듬, 음악에서도 그 특징이 발견된다. 주로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는 가락으로 변화한다. 다양한 음악이 사용되지만 굿거리나 살풀이 장단, 당악과 시나위, 그리고 허튼 타령 등의 음악이 매우 흔히 사용되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가면무용 중에서는 특색 있는 음악이 사용되는 것도 있다. 그러면 민속춤의 악기에는 어떤 것들이 사용될까? 주로 농업을 하던 시대이기에 농악기의 반주로 춤을 추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삼현육각이나 간단한 여러 타악기를 종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농악에서 주로 사용하는 악기는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의 이른바 ‘사물’이라고 불리는 악기들이 많이 사용된다. 이러한 농악기의 편성도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호남 지역의 농악에서는 꽹과리와 장구가 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경상도 농악에서는 징과 북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소고가 추가되기도 하며 소고는 주로 흥을 돋우기도 하고 신나는 춤과 기교를 보여준다. 흥겨운 소고춤으로 흥과 멋을 더하는데 작은 소품 하나로도 얼마나 다양하고 신나는 민속춤이 구현되는지 모른다. 나팔이나 태평소와 같은 관악기들은 신호를 주기도 하고 흥을 더욱 돋우는 역할을 한다. 농악은 일체, 이채, 삼채 가락을 중심으로 한 장단을 사용하며 허튼춤과 모방춤 등으로 궁중에서는 볼 수 없는 해학적이고 격이 없는 난장에서의 자유로움을 보여주고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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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악과 함께 하는 궁중무용, 민속악과 함께 하는 민속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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