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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 궁중무용과 민속무용의 특징에 대하여

by 소리향 2021.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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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나 대중들은 그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면서 생활의 습관이나 관습을 만들어 왔다. 시대의 생활상을 반영하고 즐겼던 놀이나 춤, 음악 등의 예술은 한 명의 개인이 창작해 내었다고 할 수도 없으며 집단에 의해서 전승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무용 용어 해설집]에서는 민속무용을 ‘ 일정한 지역 안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성되어 지역적, 집단적 공동체제 안에 정착하면서 민요와의 불가분의 유대 위에 대중에 의한 대중의 춤으로 대중의 연희 보존 전승된 일종의 집단 무용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의 민속무용이나 전통무용의 유래도 찾아보면 첫출발이 주술 종교적인 의식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춤이란 생활 속의 즐거움과 기쁨의 순간에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행동 중 하나이므로 오락의 목적으로 생성된 것이 더 먼저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물론 고대 원시 사회에서는 수렵과 전투를 준비하기 위해 그리고 여러 의식들을 행하기 위해 춤과 음악이 수반된 의식 행위를 많이 해 왔다. 이러한 의식에서 행하던 춤과 음악들은 자연스럽게 형식이 갖추어지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형식이 갖추어진 무용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이 갖추어지기 전에 대중들은 어떠한 춤도 추지 않았을까? 문득 수많은 한국의 전통무용과 민속무용의 유래와 종류들을 찾아보고 연구하고 싶어 졌다. 수 십 년 동안 무용을 전공하고 공부하고 교육하여 왔지만 아직도 한국무용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이제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사라져 가는 우리의 전통을 정리하고 알리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싶다.

 한국의 무용은 3세기경에 기록되었다고 전하는 [삼국지 위지 동이전]을 통하여 여러 부족들이 해마다 행하던 제천 대회를 열고 부족 의식을 연마하기 위하여 가무백희를 열었다고 전해 온다. 주로 농사와 관련된 행사에서 음주 가무를 하며 ‘땅을 밟으며 굽혔다 뛰었다’를 반복하는 ‘답지 저앙’하면서 하는 춤을 추었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수 세기 동안 반복되면서 점차적으로 틀이 잡히기 시작하였으며 삼국시대 이후로는 오늘날과 같은 무용의 본래의 개념으로 인식되기 시작하였고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를 거쳐서 국가적인 행사와 의례를 통해 틀이 잡힌 무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선시대에는 우리의 감정과 사상을 반영한 수십 종의 전통무용이 추어졌고 이러한 전통무용은 오늘날에 재구성되어 이어지고 있다. 의식에서 행하던 무용들도 현재에 이르러서는 그 형태와 음악을 사용한 독립 발전하여 독특하고도 아름다운 형태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무용은 중국과 일본, 서구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창적이고 다양성을 가진 아름다운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며 국악기의 관현악 편성을 무용 반주로 구성하면서 더욱 독특하고 아름다운 종합예술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한국의 전통무용의 특징에 대해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통무용’이라고 하면 주로 궁중에서 이루어졌던 ‘정재’라 일컫는 궁중무용을 통칭한다고 보면 좋을 것이다.) 전통무용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정중동’의 미학을 들 수 있겠다. 춤이 정중하고 느리며 깊이 있고 멈춘 듯하나 움직이고 있고 움직이는 듯 하나 멈추어 있는 매력이 한국무용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서양의 무용이 하체를 자유롭고 다양하게 사용하는 데 반해 한국의 전통무용은 주로 상체를 이용한다는 점 또한 한국 전통무용의 특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 한국의 민속 무용은 어떨까? 민속무용은 전통무용에 비해 하체도 자유롭게 사용한다. 이는 주로 장터나 서민들 중심의 행사장에서 이루어진 탈춤과 같은 민속놀이를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주로 저잣거리에서 이루어지던 민속은 격식에 구애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하는 것이 매우 자유로웠으며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궁중에서는 폭이 넓은 치마나 도포를 입고 격식을 갖춘 춤을 추게 되었기에 하체는 가려져서 잘 드러나지도 않았기 때문에 상체의 동작이 더욱 발전되었을지도 모른다. 반면에 서민들의 평복은 치마를 걷어 올리거나 바지를 입고 편안한 차림을 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민속춤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르게 될 것이다. 한국의 전통무용에 대해 공부하면서 놀라운 사실이 있다. 그것은 무보이다. 일반적으로 1920년에 라반에 의해 만들어진 라바노테이션은 최초의 무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조선 영조 무렵(1700년대)에 이미 무보가 만들어져 출간되었다고 한다. 이 무보는 현재 국립국악원에 소장되어 있는데 ‘보태평’과 ‘정대업’ 등의 종묘제례의 ‘일무’가 상세히 그려져 전해져 오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귀중한 역사 자료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한국무용을 전공하였다고 하여도 정대업, 보태평, 일무 등은 생소하다. 예전부터 국립국악고등학교의 학생들에 의하여 일무가 실연되어왔지만 타교생들은 일무를 접할 기회도 없다. 이처럼 우리의 전통문화와 예술에 대해 알아나가야 할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아는 부채춤, 화관무 이런 한국의 춤들은 전통춤일까? 이렇게 잘 알려지고 무대화된 춤들은 전통춤이라고 하기보다는 창작된 신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무용으로 인해 한국의 전통성과 아름다움이 전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니 이러한 창작춤의 공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이렇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전통에 관하여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그 가치를 보존하게 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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